오케스트라에서 목관 파트의 중요성 - Teil. 5
Orchester Holzbläser
음악은 소리를 가지고 사람의 감성을 끌어내는 예술이다. 음악가는 소리는 찾는, 소리를 쫓는 직업이다.
오케스트라 연주인은 이상적인 소리를 찾아, 좋은 소리를 쫓아 끝없이 실험하고 연구하여, 전혀 이질적인 악기들이
모여 때로는 어울리고 때로는 부딪치면서 변화된 다양한 소리를 통해 인간의 감성에 파고들어 감동을 선사한다.
목관 악기는 성악가와 같이 목을 통해 소리를 만든다. 목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소리의 칼라와 소리의 질이 결정
된다. 사람의 목소리가 각자 다른 특징을 가지듯 목관 악기 연주자의 소리도 마치 사람의 지문과 같이 각기 다르다.
우선 각자 다른 목의 구조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목관 악기의 경우는 제일 처음 지도받은 교수의 교수법에 의해
소리의 질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목관 악기 연주자들의 소리를 만드는 방법은 성악가가 소리를 찾는 법과
많은 부분이 일치한다. 울림이 좋은 목관 악기 연주자들을 관찰하면 모두가 頭聲을 쓴다. 목젖을 크게 열어 소리를
머리로 보내 머리의 공명점에서 소리를 울리게 하는 것이 성악의 두성인데 목관 악기 연주자들의 공명된, 울림이
좋은 소리를 내는 방법도 성악의 방법론과 매우 흡사하여 두성과 胸聲(흉성)을 써서 소리를 만들고 있다.
목관 파트 각 악기의 고 음역대와 중,저 음역대에서 두성과 흉성을 사용하여 울림이 풍부한 공명된 소리를 찾는
작업은 연주가마다 각자의 독특한 방법으로 소리를 만드는데, 고음에서 목젖을 열었을 때 음정이 떨어져 많은 목관
연주자들에 딜레마를 안겨준다. 그래서 BRSO 오보에 수석으로 있다가 솔리스트로 전향한 François Leleux 같은
연주자는 고음에서 오히려 목젖을 조여 안정된 음정을 찾고 얇아진 소리를 빠르고 강한 비브라토를 이용해 정점을
만드는 방법을 찾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질의 소리는 오케스트라 앙상블에 융화될 수 없는 소리로 앙상블에는
치명적 결함을 보인다. 그가 2004년 솔리스트로 전향한 후 BRSO는 자신들과 정체성이 꼭 맞는 20세의 스페인
출신 Ramón Ortega Quero를 수석으로 뽑는 행운을 안는다. 1993년 로린 마젤이 현란한 테크닉에 빠져
오보에 수석으로 뽑은 François Leleux는 마젤이 BRSO를 떠난 이듬해인 2004년 솔리스트로 전향하고
BRSO를 자진해서 사퇴한다. 만일 종신 단원인 그가 자진 사퇴를 결정하지 않았다면 BRSO는 Ramón Ortega를
수석으로 맞아드릴 공간이 없었을 것이다.
2006년 지휘자 정명훈이 서울 시향을 맡아 전면 오디션을 하고 목관 파트 4명의 수석을 한 번의 오디션으로 모두
채운다. 이때 필자가 가장 의아하게 생각했던 점이 더블수석 제도 아닌 4관 편성의 단 한자리 수석직을 수습 기간도
없이 뽑아 결정해버리면 정작 더 나은 연주자가 나타났을 때 어떻게 대처하려고 그러나 많은 의문을 가졌었다.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플륫과 바순 수석은 앙상블에서 문제점을 보였고 오보에와 클라리넷
수석은 소리의 질과 칼라에서 문제점을 나타냈기 때문이었다. 물론 정명훈이 선택한 목관 파트 4명의 수석은 세계
준 메이저급 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는 선택될 기본기를 갖춘 자질을 보였지만 성장판이 닫힌, 발전할 공간이 넉넉히
보이지 않는 한계를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케스트라 목관 파트에서 적게는 한명 많게는 3명까지의 수석직을
뽑을때 심사숙고 해서 뽑지 않으면 장기간 오케스트라 앙상블에 결함을 안긴다.
오케스트라에서 목관 수석 선발의 중요성을 살펴보았는데 잘 조직된 목관 파트라 할지라도 시간의 흐름을 통해
앙상블은 발전을 보이기도 하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앙상블이 어긋나기도 하는 것은 생물과도 같은 시간 예술이
갖는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어제의 최상 연주가 오늘 최악의 연주로 바뀔 수 있는 것이 시간 예술의 변수다.
오케스트라는 이런 변수에 대비해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단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모든 경우의 수에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좋은 오케스트라는 단원들이 스스로 자기관리에 충실
하며 항상 자신의 최상 연주력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오케스트라의 분위기가 이런 노력 없이는
버텨낼 수 없는 긴장감으로 유지되어, 마지막 연습 후에도 연주 바로 직전까지 최선의 연주를 위해 무대 뒤에서
연습의 연습을 거듭하면서 공연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세대교체는 오케스트라가 또 다른 부분의 치러야 할 커다란 숙제다. Gürzenich-Orchester Köln은 플륫 수석이
두 명 있는데 2017년 우리나라의 조성현을 수석으로 임명한다. 은퇴를 앞둔 Prof. André Sebald를 세컨을 겸한
솔로로 있게 하고 세대교체를 위해 또 한 명의 수석을 뽑은 것이다. 15세의 나이로 빈 필에 최연소 입단하여 아직도
그 기록이 깨지지 않고 있는 클라리넷의 알프레드 프린츠는 1955-83까지 빈 필 클라리넷 수석으로 있다가 스스로
세컨 파트를 맡아 1995년에 은퇴한다. 수석으로 있다가 제자를 수석으로 안치고 세컨 파트를 맡아 옆에서 참교육을
시킨다. 올해 영면한 에른스트 오텐잠머도 수석으로 있으면서 아들인 다니엘 오텐잠머가 수석을 맡을때 세컨 파트를
종종 하면서 직접 트레이닝?을 시켰다. 빈 필은 오케스트라 아카데미를 두지않은 대신 빈 필에 정식 단원이 되려면
빈 오퍼 오케스트라에 먼저 입단하고 적어도 3년을 빈 오퍼에서 오페라와 발레 음악을 익히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
빈 필은 Wien Musik Hochschule (현 Universität für Musik und darstellende Kunst Wien)와 밀접한 관계를